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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뮤지컬 라이온킹 내한공연 관람 후기

by 온슬로우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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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공연장, 어디선가 동물 탈을 쓴 사람들이 등장한다. 곧이어 라이온 킹의 메인 곡 'Circle of Life' 가 흘러나온다. 아프리카를 연상하게 하는 조명과 무대에 얼룩말, 기린, 코끼리를 비롯한 동물들과 라피키, 무파사가 함께 등장해 노래를 부른다. 이렇게 시작되는 'Circle of Life'는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박수를 받는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심바의 성장' 이라는 큰 흐름 속에 무파사의 죽음, 선과 악, 사랑과 우정 등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다. 선으로 표현되는 무파사는 심바에게 사랑과 책임감을 알려준다. 반면 스카는 악을 상징하며 심바를 위험에 빠뜨린다. 날라에게서는 사랑을, 티몬과 품바에게선 우정과 여유(하쿠나 마타타)를 배운다.

동물 가면을 쓰고 있는 배우들은 서로의 가면과 동물의 모습을 정교하게 구현한 퍼펫(꼭두각시 인형)에 시선을 맞춘다. 객석에 있는 관객들은 배우의 연기를 통해 느껴지는 감정과 동물 사이의 교감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인형을 조종하며 공연하는 배우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에서 두 가지 모습을 다 보여준다.

라이온킹의 숨은 관전 포인트는 자막이다. 자막이 무대와 한 프레임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두 개를 한 번에 볼 수 없다. 공연을 완전히 느끼려면 무대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영어로 진행되는 내한 공연에서 중간 중간 자막에 시선이 가는건 어쩔 수 없다. 라이온 킹의 자막은 굉장히 유머러스 하다. 억지로 무게를 잡지 않았다. '....♥', '꼰대' 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막들이 많이 사용된다.

한 번씩 들려오는 한국어도 또 하나의 포인트다. '안녕하세요', '동대문' 등 잠깐씩 한국어가 들리면 관객석에선 여지없이 웃음이 터진다. 라이온 킹 뮤지컬 팀의 재치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14년 째 라피키 역을 맡고 있는 푸티 무쏭고는 "라피키의 대사 중에 '과거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거기서 도망칠 수도 있고 배울 수도 있다'는 말이 있어요.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아플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역시 값진 경험이라는 뜻이에요...이 작품이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나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1994년 개봉해 1조원이 넘는 매출 기록한 동명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만든 공연이다. 199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21개국, 100개 이상 도시에서 약 1억 1000만명이 관람한 뮤지컬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는 3월 18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되며 4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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