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최태성
다산초당, 2019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역사를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역사의 쓸모」는 그저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역사를 잘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역사의 사건을 말하면 그 사건에 많이 말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역사는 학생 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사건, 인물 등을 아는 것이 역사였다. 역사는 현재를 잘 살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별로 와 닿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정조의 업적, 임진왜란과 같은 단편적인 지식들은 현재의 나의 삶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역사의 쓸모」는 역사 속에서 증명된 사람과 선택들을 보여준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결국 어떻게 기록되었는지를 소개하며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해 준다.
자신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발휘했던 장보고, 자식들에게 태도를 올바르게 하라며 '한번 쓰러졌다 하여 결코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던 정약용, 빈틈없는 전략 전술을 세우고 승리의 확신이 들어야 움직였던 이순신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역사책에서 만났을 때보다 우리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한편으로는 내가 이순신, 장보고, 정약용 처럼 대단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는데 이런게 중요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저자는 이를 두고 품위 있는 역사적 사고라고 말한다. 품위 있는 역사적 사고 즉, 내가 유명하고,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고민하는 나의 태도가 내 삶의 품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 나를 품위 있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다.
「역사의 쓸모」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진부한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고민해보는 것이 의미 있음을 알려주었다. 이는 가끔씩 이러한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던 나에게 그 자체로도 가치있어 라는 위로를 던져준다. 힘들 때, 선택을 할 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이 책을 다시 꺼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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